[이희범 칼럼]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유산

입력 2018-04-08 18:21  

메달수·참가국·선수단 규모 역대 최대
컬링·스켈레톤 등 스포츠 저변 확대
한반도 넘어 세계 평화 주춧돌 되기를

이희범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



평창동계올림픽이 풍성한 기록과 많은 유산을 남기고 끝났다. 먼저 역사상 최대의 동계 스포츠 행사였다. 메달 수와 참가국 및 선수단 규모, 정상급 인사 참가, 방송 시간 모두가 최대였다. 입장권 판매도 올림픽은 당초 목표 대비 100.9%, 패럴림픽은 157%를 달성했다. 대회 기간 중 260여만 명이 경기장과 올림픽 공원을 찾았다. 우수한 빙질로 세계 신기록 3개, 올림픽 신기록 25개가 쏟아졌다.

둘째, 한류와 전통문화가 어울린 고품격 문화올림픽을 보여 줬다. 대회 기간 중 K팝 콘서트, 전통문화마당, 비디오아트 등 모두 1800여 회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해 110만 명이 참관했다. 전국 17개 주요 도시에서 생중계 사이트를 운영해 전 국민의 축제가 되도록 했다.

셋째,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을 시현했다. 세계 최초로 5G(5세대) 기술과 360도 가상현실(VR), 옴니뷰, 무안경 3D(3차원), 홀로그램을 선보였고,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스마트폰용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도 본격 실행했다. 안내로봇, 음식서빙 로봇, 마네킹 로봇, 관상어 로봇 등 총 85대의 로봇을 선보여 첨단기술 경연장이 됐다. 방송은 24년 만에 초고화질(UHD)로 업그레이드됐고 개막식에 선보인 1218대의 드론쇼는 기네스북에 오르게 됐다. 넷째, 남북한이 함께 하는 평화올림픽이 됐다. 북한은 선수단 46명, 응원단 229명, 기자단 21명, 고위급 대표단 27명 등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 남북한 선수들이 공동으로 입장하고,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사상 최초로 남북한 단일팀으로 참가했다. 북한은 이어진 패럴림픽에도 처음 참가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새로운 지평을 연 대회이자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해 평화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대회”라고 평가했다. 국민 84%도 ‘성공올림픽’이라고 답했다. 안젤라 루지에로 IOC 선수위원장은 “남북한 단일팀은 노벨평화상 후보”라며 흥분했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남북한 대표단이 한반도기 아래서 단일팀을 결성한 것은 세계 평화에 희망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올림픽은 몇 가지 점에서 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첫째는 신규 참여 국가다. 이번 올림픽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코소보, 에콰도르, 에리트레아, 나이지리아 등 6개국이 새로 참가했는데, 대부분 눈이 없는 나라다. ‘동계 스포츠는 눈 있는 나라의 경기’라는 등식이 깨졌다. 그동안 우리가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국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드림 프로그램’을 운영해 저변을 확대한 결과였다.

국내적으로는 동계스포츠의 저변 확산에 기여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은 컬링, 스켈레톤, 봅슬레이, 알파인 스키, 아이스하키 등으로 다변화됐다. 스포츠 스타도 김연아에서 김영미, 윤성빈, 신의현 등으로 넓어졌다. 컬링 113%, 스켈레톤 103%, 봅슬레이 125%, 크로스컨트리 120%라는 입장권 판매율이 이를 증명한다.

자원봉사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2만 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9만 명이 응모했다. 산간 지역의 특성상 자원봉사자 숙소는 87곳으로 분산돼 있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영하 20도의 혹한이 지속됐고, 식사나 수송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대회 기간 내내 미소와 친절로 봉사해 세계인들을 감탄케 했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인 조지워싱턴대 리사 교수는 “자원봉사자에게 A+를 주고 싶다”고 했다. 리우에서 45%였던 자원봉사자 ‘노쇼(no show)’가 평창에서는 1%였다.

제2영동고속도로와 고속철이 놓이면서 강원도는 서울과 1시간 거리로 좁혀졌다. 전체 올림픽 예산의 80%는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에 투자됐다. 이는 올림픽 예산 이전에 국가균형발전 투자다. 평창올림픽은 13조7000억원의 직접투자 효과와 관광 활성화, 이미지 개선 등 간접효과로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2%포인트 정도 증가시킬 것이라고 한다.

30년 전 서울하계올림픽이 베를린 장벽을 붕괴시키고 통일 독일과 냉전체제의 붕괴를 가져 왔듯이,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를 넘어 세계 평화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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